농사일기

가족이 늘었습니다.

이천기 2010. 1. 16. 17:33

어제 경남 거창 보해산엔 새벽에 눈이 조금 왔습니다.

아침 일찍

두 마리 애견과 함께 집에서 마을입구 까지 운동삼아 눈을 치우며 쓸고 내려 갔는데

임신한 암컷 "한솔이"가  산기産氣가 왔는지 초롱한 눈을 보이며 무엇인가 신호를

보이기에 빨리 집으로  데리고 온 후 몇 분 있지 않아  강아지 울음 소리가 들리고

4마리 강아지를 낳았습니다. ^^

한솔이는 새끼를 낳기 몇 분 전 까지 운동을 해서인지 순산을 잘 한 것 같습니다. ^^

산후 조리를 잘 할 수 있게  개집 둘레에 담요를 두르고 바람구멍을 막고

강아지가 먹을 젖이 잘 나올 수 있게 특별식을 주기 위해 읍내에 있는 정육점에 가서

곰국거리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옆지기는 "한솔이가 새끼를 낳으니 우리도 덕분에 고기를 먹을 수 있네요" 했습니다.

저는 채식 위주로 생활하기에 일 년에 몇 번 정도 친척이나 지인이 사 가지고 오는

고기를 먹기도 하지만  직접 고기를 사러 가지는 않습니다.

새 생명이 태어났기에 큰 맘을 내어 고기를 사가지고 오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

한솔이는 풍산개와 진돗개 사이에서 태어난 흰 개인데 2년 전에 상주에 있는 친척집에서

데리고 왔습니다. 덩치는 그리 크지 않아도  농삿철엔 날짐승과 산짐승을 쫒아 내고

집을 잘 지키기에 "비호"와 와 함께  가족과 같은 사랑을 주고 있습니다.

이 넘을 키우면서 알게 된 것은 개들도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한 집에 같이 살아도

짝짓기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솔이 짝은 마을에 살고 있는 크림색 토종견인데,

비호가 애가 타도록 구애를 했지만 허락을 하지 않았고 혹한에 어제 까지 같은 집에서 함께

자고 하다가 새끼를 낳고 나서  한솔이는 비호를 집에 들이지 않고 있고 비호도 놀라고

당황해서 고개를 갸우뚱 거리다가 지금은 분위기를 알았는가 한솔이 집에 가지 않습니다.

우리도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자유로왔던 비호를 당분간 묶어 두기로 했습니다.

영하 20도가 내려 가는 산속 추위에 한 집에서 체온을 합하며 자고 했었는데,  며칠간  춥게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개를 키우면서 새끼를 낳은 것을 처음 봤기에 생명의 탄생이 신기할 뿐입니다.

4마리 아지가 건강하게 잘자랄 수 있도록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호와 한솔이가 함께 살았기에 집안의 모양이 어수선 합니다.

 어미 몰래  손을 넣어 감각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보온을 위해  집에 있는 것을 총 동원해서 바람이 들지 못하게 했습니다.

 

 한솔이 덕분에 '비호'가 모처럼 고기 맛을 보고 있습니다. ^^

 

 

 '비호' 집입니다.

 

 

'한솔이' 사진이 없어  지난 번에 찍은 사진을 올려 놓았습니다.